우동 한 그릇

日本の生活

우동 한 그릇

오구 0 5,382 2006.10.31 06:59
 

 『우동 한 그릇』  -  구리 료헤이


구리 료헤이가 1987년에 쓴 이 동화가 유명해진 것은 한 라디오 프로그램의 연말 방송에 소개 되면서부터였다. 라디오를 들은 수많은 청취자들은 재방송을 부탁하는 엽서를 보낼 정도로 많은 사람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했던 작품이었고, 국회의원이었던 오쿠보 나오히고가 국회의 예산 심의위원회 회의실에서, 대 정부 질문 중에 이 한편의 동화를 읽기 시작했는데 많은 장관들과 의원들이 눈물을 흘리며 울음바다를 이루어 장내를 숙연하게 만들었던 작품이다..............


북해도에 있는 북해정이라는 우동집이 무대였다.

섣달 그믐날의 늦은 밤, 문을 막 닫으려 할 때였다. 초등학교에 다님직한 아들 둘을 데리고 남루한 체크무늬 반코트를 입은 초라한 부인이 문을 열고 조심스럽게 들어왔다. 그리고 몹시 미안하다는 태도로 우동 한 그릇을 시켜도 괜찮겠느냐고 물었다. 마음씨 좋은 우동집 여주인은 웃으면서 그들을 2번 테이블로 안내를 하고 주방장인 남편에게 우동 한 그릇을 주문한다. 주방에서 밖을 내다보던 주인은 둥근 국수 1인분에 반 인분을 더 넣어서 푸짐한 우동 한 그릇을 만들어 그들에게 내주었다. 그들은 서로 더 먹으라고 권하면서 맛있게 우동을 먹는다.

세  모자가 한 그릇의 우동을 나누어 먹는 모습이 애틋하고 아름답다. 그들은 다 먹고 나서 고맙다는 인사를 하며 150엔을 치르고 나간다. 주인 내외는 그들에게 "감사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는 말을 하면서 허리 굽혀 인사를 했다.


다음 해 섣달 그믐날이었다. 막 문을 닫으려 할 때 또다시 그들 모자 세 사람이 들어선다. 작년에 입었던 허름한 반코트 차림의 부인이 들어서면서 우동 한 그릇을 시켜도 괜찮으냐고 묻는다. 이번에도 여주인은 더없이 반가워하면서 2번 테이블로 안내를 한다. 그리고 남편에게 3인분을 주면 어떻겠느냐고 말한다. 하지만 남편은 그러면 그들이 미안해한다고 말하며 1인분 반을 삶아서 내놓는다. 아이들은 올해에도 북해정 우동을 먹게 된 것을 감사한다고 말하면서 내년에도 먹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하며 더없이 행복한 미소를 나눈다. 이번에도 세모자가 떠날 때 우동 집 주인 내외는 그들에게 "감사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고 인사했다.


그 다음해 섣달 그믐날, 열 시가 가까워오자 주인 내외는 2번 테이블에 예약석이라는 팻말을 올려놓고, 200엔으로 오른 가격표를 돌려서 150엔으로 바꾸어 놓는다. 10시가 되자 문이 드르륵 열리며 그들이 찾아왔다. 중학생 교복을 입은 큰아들과 형의 헐렁한 점퍼를 물려 입은 동생과 여전히 헐어 빠진 반코트를 입은 부인이 들어서자 주인여자는 그들을 2번 테이블로 안내한다. 2인분의 우동을 시켜도 되느냐고 부인이 조심스럽게 말한다.

주인은 그들에게 3인분의 국수를 삶아서 두 그릇에 나누어 내놓는다. 우동을 먹으면서 부인이 아이들에게 비로소 지난날을 얘기한다. 교통사고를 내고 돌아가신 아버지 대신에 피해자에게 돈을 갚아왔는데, 형이 신문을 배달하고 동생이 집안일을 보살펴준 덕분으로 회사 일을 열심히 해서 마침내 앞당겨서 모두 보상을 끝냈다는 것이었다.

그러자 형도 그 동안의 이야기를 어머니에게 털어놓고 있었다. 어머니에게 말씀은 안 드렸지만 그 동안 동생이 글짓기 대회에서 <우동 한 그릇>이라는 제목으로 뽑혀서 자신이 어머니 대신 참석했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그리고 가난 속에서도 우동 한 그릇을 당당하게 시켜주신 어머니의 용기와 우동 집 주인의 친절함에 감사한다고 했다. 그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우동 집 주인 내외는 소리 죽여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하지만 그들이 우동을 다 먹고 300엔을 내고 나갈 때, 우동 집 주인 내외는 활짝 웃으며 허리를 굽혀서. "감사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고 인사할 뿐이었다.


북해정은 장사가 잘 되어 내부 수리를 하고 의자들을 다 바꾸었지만 낡은 2번 테이블만은 그대로 중앙에 놓고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사람들이 와서 이유를 묻자 그들의 이야기를 하게 되고 그 테이블은 행복의 테이블이 되어 모두들 앉고 싶어하는 명물이 되었다. 하지만 계속 해가 바뀌어도 세모자는 나타나지 않는 것이었다.

10년이란 세월이 흘렀지만 그 테이블은 여전히 그곳에 있었고, 주인 내외의 가슴속에는 그들이 생생하게 살아있는 것이었다.

그들이 우동 한 그릇을 시켰던 날로부터 14년째 섣달 그믐날의 늦은 밤 건장한 청년 두 명이 들어왔다.

자리가 없다고 말하려던 주인 여자는 뒤따라 들어서는 기모노 차림의 부인을 보는 순간, 그만 입을 다물었다.

"저어…우동 세 그릇, 시켜도 될까요?"

여전히 조심스러운 말투로 물어온 부인과 두 아들을 그 동안 비워 두었던 2번 테이블로 안내한다. 그 동안 그들은 외가가 있는 시가현으로 이사를 갔었다는 것, 그래서 올해에는 최고로 사치스러운 계획을 세웠다는 것이었다. 그것은 이곳 북해정에 와서 우동 세 그릇을 시켜놓고 세 식구가 오손 도손 먹는 것이라는 것이었다. 모든 사람의 가슴에 벅찬 감동이 차오르고 있었다. 하지만 이번에도 우동 집 주인 내외가 한 말은 "감사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며 허리 굽혀 인사하는 것뿐이었다. 우동 집 주인 부부는 춥고 배고픈 세 모자에게 동정어린 눈물로 "힘내라! 행복해라!"라는 말을 하지 않고, 마냥 따뜻한 웃음으로 푸근하게 대했고 다만 "감사합니다."라고 인사했을 따름이었다. 내 집을 찾아주어서 고맙다는 인사와 속 깊은 인정이, 어려운 그들에게 스스로 고난을 극복하게 하는 자부심과 용기를 불어넣어 주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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