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쁨으로 사는 길 몸가짐이 바르고 생활이 청빈하여 백성들로부터 존경을 받는 한 정승이 있었다. 이 정승은 항상 입가에 은은한 미소를 띠고 다녔기 때문에 미소 대감이란 별명을 지니고 있었다. 하루는 임금이 이 정승을 불렀다. "대감에게는 좋은 일이 참 많은 모양이구려. 항상 웃고 다니니 말이오." 임금의 말에 정승은 웃으며 대답했다. "예, 많고 말구요. 너무 많아서 주체할 수가 없을 지경이옵니다." "허허 그래요? 그래 무엇이 그리 좋은 일이 많지요?" 임금이 물었다. "매사를 늘 새로운 눈으로 보니까 다 기쁨이 되더구먼요." "매사를 새로운 눈으로 본다고요?" 임금이 물었다. "그러하옵니다. 아침에 해가 떠오르는 모습도 여간 반갑지 않고, 저녁에 지는 해는 어쩜 그렇게 아름다운지 모르겠습니다." "허허, 그렇지요. 그렇지요." 임금은 정승의 말에 손뼉을 치며 좋아했다. "그러고는요?" "새들이 우리집 울타리에 몰려와 노는 모습은 또 얼마나 귀엽다구요." "허허, 그렇지요. 그렇지요." 임금은 또 손뼉을 쳤다. "게다가 그것을 보고 함께 놀자고 아장아장 쫓아가는 우리집 손주 녀석을 보는 것은 더 없는 즐거움입니다 저는 늘 이렇게 기쁨이 되는 것만 골라서 제 것으로 지닙니다 그러하오니 항상 즐거울 수 밖에요." 정승의 말에 임금은 고개를 끄덕이고 또 끄덕였다. - 윤수천의 [아름다운 사람 맑은 생각 하나] 중에서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