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와 내가볼리비아에 체류한 지 겨우 석 달 되었을 때,
첫 아들 스콧이 태어났다.
나는 아들이 태어나는 광경을 옆에서 직접 보았다.
어떤 느낌이냐고 누가 물었다면, 나는 분명 “굉장히 좋습니다”라고 말했을 것이다.
그러나 돌이켜 생각해 보면, 사실 나는 극도로 두려웠다.
스콧의 발은 심하게 문드러져 있었던 것이다.
아들을 분만대에서 내려놓자,
아내는 “여보, 발을 좀 봐요. 뭔가 문제가 있는 것 같아요!”라고 소리쳤다.
나는 불그스름한 몸을 바동거리는 아기를 보았지만, 아무 문제도 보이지 않았다.
“아무렇지도 않아, 여보. 괜찮아.” 내가 대꾸했다.
모든 것이 괜찮다고 믿고 싶은 마음이 간절한 나머지,
나는 뒤틀린 다리를 보지도 못했다.
두려움에 눈이 멀어서 아들이 절름발이라는 현실을 볼 수 없었던 것이다.
어떤 문제가 주는 충격이 마음에 그대로 쏟아진다면,
우리는 그 무게에 눌려서 기도할 수 없을 것이다.
현실을 거부하거나, 사실은 인정하지만 그 공포에서 발을 빼며
자신을 충격에서 보호한다.
그렇기 때문에 절박한 심정으로 기도하지 못한다.
우리가 진실 앞에서 스스로 숨으려 하는데 어떻게 가능하겠는가?
그렇다면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먼저 우리는 진실을 직면하기 두려워하는 자신의 모습을 인정하고
하나님께 고백할 수 있다.
심판하시는 하나님을 당혹스러워한다면 그 마음을 하나님께 내어 드리고,
하나님의 성품을 우리에게 더 계시하시도록 구해야 한다.
성령께서 역사하셔서 말씀이 우리 안에 살아 움직인다면
우리는 번민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