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사의 한자,‘勸師’‘勸事’‘勸士’중 어느게 맞나
박철호 목사(생사의례문화연구소 소장)
얼마 전 어느 공원 묘원을 다녀왔습니다. 안내를 맡은 분이 보여 줄 것이 있다면 서 몇 군데 산소를 안내 했습니다. 어느 무덤 앞으로 안내를 했습니다. 그 무덤의 주인공은 아마도 살았을 때 남편은 성도로, 부인은 권사로 교회를 섬겼던 모양입니다. 비문에 한문으로 권사를 권사(勸師)로 표시하고 있었습니다.
또 어느 무덤으로 안내를 했습니다. 그 무덤의 주인공인 남편은 장로로 부인은 권사로 교회를 섬긴 모양입니다. 그 분의 비문에는 권사를 권사(勸事)로 표시를 했습니다. 그리고 어느 분의 무덤으로 또 안내를 합니다. 그 분들의 경우 남편은 집사로, 아내는 권사로 교회를 섬겼던 모양입니다. 그런데 권사를 권사(勸士)로 새겼다가 권사(勸事)로 고쳐 두었습니다.
그리고 또 안내를 했습니다. 아마 이분은 감리교 신자인 듯 했습니다. 남편은 권사로 아내는 집사로 교회를 섬긴 분 같은데 권사를 권사(勸士)로 기록을 했습니다. 마지막으로 한군데를 더 가자고 했습니다. 그분들은 남편이 권사였던 모양인데 권사를 권사(勸事)로 기록을 해 두었습니다. 안내한 분이 권사를 한문으로 어떻게 써야 하느냐고 질문을 했습니다.
요즘 장로교의 작은 교단들은 헌법이 정형화되어 있지 않습니다. 헌법이 있어도 권사를 한문으로 표기하지 않은 책자들이 많이 있습니다. 교회에서 권사로 봉사를 했지만 권사라는 단어를 특별히 한자로 써야 할 필요가 없으므로 한문으로 잘 쓰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권사를 어떻게 써야 하는지를 잘 모릅니다.
한자로 제일 많이 쓰이는 곳이 비문입니다. 그런데 그 비문의 권사가 제각각입니다. 차라리 한글로 쓰면 좋을 텐데 그렇지 않기 때문에 이 문제는 반드시 잡아주어야 할 필요가 있는 것입니다.
장로교에서는 권사를 권사(勸師)로 표기하는 것이 맞습니다. 현재 합동교단 헌법에는 분명히 한자로는 ‘勸師’로 표기되어 있습니다. 장로교의 권사는 어느 정도 나이가 들어야 세움을 받습니다. 가정적으로나 사회적으로 덕망이 있어야 하고 교인들이 따를 수 있는 사람을 권사로 세우기 때문에 교회 헌법에는 임시직으로 되어 있지만 묵시적인 동의 하에 항존직으로 구분합니다. 그리고 권사는 권면하여 위로하고 가르치는 의미가 매우 강하므로 스승 사(師)를 써야 하는 것입니다.
감리교 남자 권사는 엄밀히 말하면 장로교의 안수집사와 같은 직분이기 때문에 권사(勸事)로 써야 합니다. 초창기 한국교회에는 조사(助事)라는 직분이 있었는데 목사를 도와서 전도하는 일을 감당했습니다. 목회자의 사역을 도와 하나님 나라를 견고히 세우는 의미가 강하므로 일 사(事)를 쓰는 것입니다. 그런데 감리교회에서는 오래 전부터 권사를 권사(勸士)로도 써 왔습니다. 그러므로 권사(勸事)나 권사(勸士)로 쓰는 것이 무방할 것입니다.
현재 우리말 사전이나 네이버 백과, 각종사전에는 권사(勸師)와 권사(勸士)만 표기 되어 있습니다. 그러므로 잘못 표기되고 있는 권사 호칭 문제는 기독교 쪽에서 통일성을 가지고 바로 잡아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잘못된 부분은 국립 국어연구원에 문제를 제기해서 바꾸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문제는 일부 목회자들조차도 어떻게 써야 할 것인지를 모른다는 것입니다. 잘못된 것은 분명히 바꾸고 고치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2009.114.뉴스미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