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버지로부터의 꿈

掲示板

내 아버지로부터의 꿈

1004 0 7,201 2010.01.01 21:33
       내 아버지로부터의 꿈 
 
         조상 대대로 내려오는 인류의 원초적인 꿈, 그것은 가능한 것인가? 


    버락 오바마의 책 <내 아버지로부터의 꿈>을 읽었다. 오바마가 채 한 살이 되기 전에 아프리카로 떠나 버린 아버지, 그가 오바마의 생애에 남겨 준 것이라고는 검은 피부 하나뿐인 것 같았다. 백인 할머니와 할아버지 밑에서 하얀 피부의 어머니와 함께 아버지의 검은 피부를 갖고 자라나는 오바마의 생애는 진정으로 고통과 방황 그 자체였을 것이다. 그는 그 검은 색의 피부를 대수롭지 않은 것으로 간주하고 싶었지만 사회는 그렇지 않았다. 그 검은 색으로 그의 모든 것을 결정하고 억압하였다. 그는 방황했고 실의에 차서 자포자기한 적도 있었다. 그러나 끝내 그는 그것을 극복해 냈다.


   그가 그 완강한 '색깔'의 결박을 풀고 어느 정도 사회적 성공을 해서 자신의 고향 아프리카의 케냐를 찾았을 때 아버지가 남긴 것이 검은 색깔의 피부만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것은 '꿈'이었다. 그 꿈은 그 아버지의 아버지로부터의 꿈이었고 조상 대대로 내려오는 꿈이었으며, 온 인류가 그토록 갈망하는 원초적인 꿈이었다. 동시에 오바마가 자신을 둘러싼 모든 억압을 거세게 뿌리치고 극복하게 하는 힘이었던 것을 깨닫는다.


   그 꿈은 탁월한 역량을 향한 꿈이었다. 아프리카 케냐의 원시 마을에서 자라난 그의 할아버지 오바마는 그의 부족 중에서 가장 탁월한 사람이었다. 그래서 백인들의 요리사가 되었고 많은 돈을 벌어 넓은 땅을 사고 큰 집을 지었다. 그 할아버지에게서 자라난 아버지 오바마는 중학교를 중퇴하고 아랍인 가게에 점원으로 들어갔으나 대단히 뛰어난 사람이었기에 미국에 유학하고 하버드의 대학원까지 나온 후 자신의 나라 케냐에 돌아가 고급 관리가 되었다. 탁월한 역량으로 위대한 삶을 살아가고자 하는 꿈이었던 것이다.


   또한 그 아버지로부터의 꿈은 가족에 대한 꿈이었다. 번창하는 가족, 자랑스러운 가정, 화목한 일가, 그리고 그 가족 안에서 권위를 인정받는 가장으로서의 꿈이었다. 그의 조상들은 여러 명의 아내를 얻었고 탁월한 남자의 특권으로서 가부장적 권위와 집중된 관심을 받으며 살아갔다. 아버지 오바마는 한 명의 흑인 아내와 두 명의 백인 아내로부터 다섯 명의 자녀를 낳았다. 그 아내들 하나하나가 대단한 역량과 지성, 그리고 자유로운 영혼을 지닌 신여성이었다.


   뿐만 아니라 그 꿈은 민족과 사회에 대한 꿈이었다. 번영하는 민족, 밝은 미래를 향하여 변화하는 동족과 그 변화를 주도하는 주체로서 기여하는 꿈 말이다. 그는 진정으로 그러한 일을 위하여 헌신하고 희생할 각오가 되어 있었다. 가난하고 무지한 동족의 고통스런 현실을 탈바꿈시켜 아름다운 사회를 건설하고자 했던 멋있는 꿈이었던 것이다.


   그러나 그 꿈은 결국 무참히 실패하고 좌절되었다. 한때는 성공하는 것 같았으나 곧 노쇠하고 모든 지위를 잃고 술에 찌들어 가족들을 괴롭히다가 아내에게 버림 받고 가족은 뿔뿔이 흩어졌다. 그리고 명패조차 없는 시멘트 관 속에 묻히고 말았다.


   오바마는 그 아버지의 무덤 앞에서 쏟아지는 비를 온몸으로 맞으며 오랫동안 오열한다. 그의 오열하는 장면에서 나도 함께 오열한다. 그 꿈이야말로 내 안에서도 꿈틀거리며 역동하는 꿈이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 꿈이야 말로 나에게도 '내 아버지로부터의 꿈'이었던 것이다.


   오바마는 그 꿈을 대통령이 되어 이루고자 하였다. 미국의 대통령이라는 지위는 그 꿈을 성취하게 할 것이라고 그 자신은 믿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나는 그것이 못내 의심스럽다. 그는 대통령이 되었고 노벨 평화상까지 수상했지만, 그 꿈은 아직도 꿈일 뿐이다. 그는 무척 위대한 것 같지만 전임 대통령이 걸어가던 길을 또다시 걷고 있다. 호언장담하던 종전은 오리무중이고 약자들의 경제적인 개선도 그리 탐탁지 않다. 그토록 기대했던 북미 관계도 별 차이가 없다. 그가 일하면서 세상이 바뀐 것이 별로 없는 것이다. 성급한 것 같지만 기대가 서서히 무너지고 있다.


   나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그 꿈을 이루고자 한다. 그래서 그 꿈까지도 하나님께 내려놓고자 한다. 탁월한 역량도, 가족에 대한 환상도, 민족과 사회에 대한 이상도 내려놓아야 한다. 내가 따르고자 하는 예수그리스도의 삶의 방식은 내려놓음이었다. 낮은 곳으로 더 낮은 곳으로 내려가고, 거칠고 메마른 광야를 향하여 걸어가며, 칠흑같이 어두운 새벽에 한적한 곳으로 다니다가, 영원한 하나님의 나라 그 본향을 향해 나아가고자 하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내 아버지로부터의 꿈을 포기한다. 아니 그것은 애당초 불가능한 것이었다. 그야말로 단지 꿈일 뿐이었던 것이다. 그래서 단호하게 포기하고 하나님의 뜻과 비전을 붙잡는다. 그리고 단지 그것만을 위해서 살고자 한다. 최선을 다해서. 그러면 하나님은 그 꿈에 대하여도 다루실 것이다. 그것이야말로 하나님만이 하실 수 있는 일이며, 그것을 통해서 오직 하나님께서만 영광을 받으실 것이다.
(2009.12.31.뉴스앤조이/유장춘)


 

Comment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343 헤리티지 가사 ㄱㅅ6ㄱ 영락교회 2010.07.10 6423
342 한국을 아십니까? 영락교회 2010.06.08 7758
341 홈페이지 로그인이 안되시는 분들은 연락바랍니다. zero 2010.05.07 8193
340 도전은 독약이 아니라 보약입니다. 영락교회 2010.05.05 5237
339 나를 값지게 하는 충고 1004 2010.03.11 6122
338 이런 노인이 되게 하소서 1004 2010.02.15 5389
337 축복의 통로 1004 2010.02.13 5937
336 체했을 때 응급처치 zero 2010.02.09 8515
335 사랑보다 1004 2010.02.03 5900
334 click 하세요 1004 2010.01.13 6097
333 인생의 비걸들 1004 2010.01.10 7673
332 안수집사 임직 및 권사 취임 예배 전면입니다.. zero 2010.01.09 6554
331 안수집사 임직 및 권사 취임 예배 순서입니다.. zero 2010.01.09 7607
330 2010년 1월 재일기독교 연합 주소록 zero 2010.01.05 5737
열람중 내 아버지로부터의 꿈 1004 2010.01.01 7202
328 권사의 한자,‘勸師’‘勸事’‘勸士’중 어느게 맞나 1004 2010.01.01 8525
327 박성인집사님! ... 주소록입니다. 댓글+1 영락 2009.12.29 5327
326 임직패입니다 시온중앙 2009.12.28 8943
325 Christmas Blessing 1004 2009.12.26 7491
324 Merry Christmas! 1004 2009.12.25 5495
323 안미영선교사파송예배순서지및 임직패 시온중앙 2009.12.22 6331
322 매일 기도해야 할 15가지 이유 1004 2009.12.13 7701
321 찬양집 댓글+1 현재 2009.12.11 4674
320 사전공지 없이 홈페이지를 통합하였습니다 zero 2009.12.10 8781
주일예배
1부예배 11:00
2부예배 14:00
수요/금요기도예배
수요저녁예배 14:00
금요기도예배 19:00
새벽예배
매주월~토 05:30
Facebook Twitter GooglePlus KakaoStory NaverBand